만년 꼴찌 야구팀을 개혁한 백승수 단장의 리더십 분석.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파벌 타파, 합리적 인사관리 등 실제 조직에 적용 가능한 경영 전략과 변화 관리 기법을 명대사와 함께 살펴봅니다.
2019년 방영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시청률 5%에서 시작해 최종회 19%를 기록하며 스포츠 드라마의 흥행 불가 공식을 깬 작품입니다. 야구 경기가 아닌 구단 운영진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가 직장인들의 폭발적 공감을 얻은 이유는 백승수 단장의 리더십과 조직 개혁 과정이 현실 기업 조직의 문제를 날카롭게 비춰냈기 때문입니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수상작 스토브리그에서 배울 수 있는 실전 경영 전략을 분석합니다.
백승수는 누구인가 – 데이터와 합리로 무장한 개혁가
백승수는 프로야구 만년 꼴찌팀 재송 드림즈에 부임한 신임 단장입니다. 야구 경험은 전무하지만 씨름·아이스하키·핸드볼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력을 가진 스포츠 경영 전문가입니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세이버매트릭스라는 통계학적 야구 분석 방법론과 냉철한 합리성입니다.
드라마 첫 장면에서 백승수는 이렇게 선언합니다.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일이면 저는 할 겁니다. 팀에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일이면 전 잘라내겠습니다." 이 선언은 단순한 결의가 아닌, 그의 리더십 철학을 압축한 문장입니다.
백승수의 리더십은 감정보다 데이터를, 의리보다 성과를, 파벌보다 실력을 우선합니다. 일견 냉혹해 보이지만, 그의 모든 결정은 팀의 목표인 우승을 향해 있습니다. 현실 조직에서도 적용 가능한 그의 경영 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전략 1: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주관을 배제하다
백승수가 드림즈에 도입한 가장 큰 변화는 세이버매트릭스입니다. 타율·홈런 수 같은 전통적 지표 대신 득점권 타율·결승타·출루율 등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는 분석 방법입니다. 이는 현대 기업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드라마에서 백승수는 팀의 간판 타자 임동규를 분석하며 이렇게 지적합니다. "타율은 3할 3푼인데 결승타가 팀 내 3위입니다. 2할 7푼 치는 선수보다 결승타가 적어요. 새가슴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지표가 아닌 실제 팀 승리에 기여하는 정도를 측정한 것입니다.
이는 기업에서 매출 숫자만 보고 직원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익률·고객 만족도·팀 협업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백승수는 전력분석팀을 신설하고 모든 선수의 데이터를 축적하며 객관적 판단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전략 2: 파벌과 의리를 넘어 성과 중심 조직 문화 확립
드림즈의 가장 큰 문제는 고세혁과 최용구로 대표되는 코치진 파벌이었습니다. 구단의 모든 의사결정이 실력이 아닌 파벌 논리로 이루어졌고, 선수들은 줄을 서야만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백승수는 이 고질적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합니다.
"성적은 단장 책임, 관중은 감독 책임. 단장은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팀을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하고, 감독은 경기장에 찾아온 관중들의 가슴에 불을 지펴야 합니다." 백승수는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감독과 코치진에게 선수 선발 권한을 주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도록 했습니다.
파벌을 타파하기 위해 백승수는 고세혁을 에이전트로 전직시키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코치진을 교체했습니다. 조직에서 의리는 중요하지만, 의리가 성과를 압도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운 것입니다. 많은 한국 기업이 학연·지연·혈연으로 얽힌 인맥 중심 의사결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비추는 대목입니다.
전략 3: 구성원에 대한 개별적 배려와 성장 기회 제공
백승수는 냉혹한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구성원 개개인의 상황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배려합니다. 이는 변혁적 리더십 이론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개별적 배려'입니다.
은퇴 위기에 처한 베테랑 선수 장진우에게는 연봉 5천만 원을 제시했지만, 장진우가 현역을 유지할 수 있도록 컨디션 관리와 포지션 변경을 지원했습니다. 신인 이동구에게는 기회를 주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강점을 발견하도록 도왔습니다. 임동규가 원정 도박으로 출장 정지를 당했을 때도 그를 버리지 않고 재기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백승수의 명대사 중 하나는 "야구팬들이 하는 말이 있죠. 열받기는 해도 팀 세탁은 죽어도 못한다"입니다. 잘못된 시스템은 고쳐야 하지만, 사람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철학입니다. 현대 기업에서도 직원 개개인의 강점을 발견하고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전략 4: 위기 상황에서의 강력한 추진력과 결단력
조직 개혁은 저항을 동반합니다. 백승수는 권경민 사장의 방해, 임동규의 반발, 고세혁의 음모 등 수많은 저항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권경민이 백승수의 의사결정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트레이드를 강행하자, 백승수는 이렇게 맞섭니다. "이따위 트레이드만 안 했으면 충분히 할 수 있지. 남들이 하는 일의 가치를 우습게 아는 미친 놈들이 발목을 잡지만 않았으면, 천 번이라도 할 수 있지."
변화 관리 이론에서는 개혁 초반 강력한 추진 구심체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백승수는 이세영 운영팀장, 한재희 등 핵심 인물들과 연대하며 변화의 동력을 유지했습니다. 기업 조직에서도 CEO 혼자가 아닌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팀 구성이 필수적입니다.
전략 5: 명확한 비전 제시와 단기 성과 창출
백승수는 부임 첫날부터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우승입니다." 만년 꼴찌팀에게는 황당한 목표였지만, 백승수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통해 이를 현실화했습니다.
그는 단기 성과를 통해 조직의 변화 의지를 북돋았습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저평가된 선수를 발굴하고, 합리적인 트레이드로 즉시 전력을 보강했습니다. 연습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자 구단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변화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의 작은 성공입니다. 1~2년 내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변화를 포기합니다. 백승수는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트레이드·드래프트·연봉 협상 등에서 연속적인 성과를 내며 조직 전체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백승수 리더십의 한계와 보완점
물론 백승수의 리더십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지나치게 냉정한 태도로 인해 구성원들이 상처를 받기도 했고, 권경민과의 관계에서는 소통 부족으로 불필요한 갈등이 증폭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후반부 백승수는 권경민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사장님 말을 듣고 보면 사장님이 정말 착한 사람 같고 제가 나쁜 사람 같네요." 이는 자신의 소통 방식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합리적인 결정이라도 구성원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으면 저항만 키울 뿐입니다.
현실 조직에서 백승수식 리더십을 적용할 때는 데이터와 합리성에 공감과 소통을 더해야 합니다. 변혁적 리더십의 4가지 요소인 카리스마·지적 자극·개별적 배려·영감적 동기부여를 모두 갖춰야 조직 개혁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스토브리그가 현대 조직에 주는 교훈
스토브리그는 단순한 야구 드라마가 아닌 조직 경영의 교과서입니다. SK와이번스를 비롯한 18명의 실무자 자문을 받아 제작된 이 드라마는 실제 프로야구 구단의 문제점을 그대로 반영했고, 그것이 곧 한국 기업 조직의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백승수 단장의 리더십은 파벌 정치·연공서열·주먹구구식 의사결정이 지배하는 조직을 데이터 기반·성과 중심·합리적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신임 단장이 '남궁민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현실 구단에서도 스토브리그의 영향력은 컸습니다.
조직 개혁은 쉽지 않습니다. 저항과 갈등이 필연적으로 따릅니다. 하지만 명확한 비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강력한 추진력, 구성원에 대한 배려, 단기 성과 창출이라는 5가지 전략을 갖춘다면 변화는 가능합니다. 백승수의 명대사처럼 "해왔던 것들을 하면서 안 했던 것들을 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파벌과 의리가 성과를 압도하고 있지는 않나요? 백승수 단장의 리더십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과 실제 적용 가능한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눠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