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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즈 실제 사건 기반? 한국 연쇄살인 사건과 프로파일링 역사 분석

티빙 오리지널 '빌런즈'가 다루는 초정밀 위조지폐 슈퍼노트는 실제 존재하는 범죄 현상입니다. 1989년 필리핀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위폐 감별기로도 구별하기 어려운 100달러 위조지폐 슈퍼노트는 한국 범죄 드라마의 새로운 소재가 되었습니다. 한국 범죄수사 역사에서 프로파일링이 본격 도입된 2000년대 이후 연쇄살인 사건 해결 과정과 함께 살펴봅니다.

슈퍼노트, 드라마 속 허구가 아닌 실제 범죄 현상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빌런즈'는 초정밀 위조지폐 '슈퍼노트'를 둘러싼 범죄자들의 두뇌 게임을 그린 작품입니다. 드라마에서 유지태가 연기한 '코드명 제이'는 완벽한 범죄 설계자로 등장하며, 이민정의 '한수현'은 최고의 위폐 제작 아티스트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범수가 연기한 국정원 요원 '차기태'는 5년 전 카지노 위조지폐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드라마의 핵심 소재인 슈퍼노트는 실제로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처음 발견된 100달러 초정밀 위조지폐를 의미합니다. 일반 위폐 감별기로도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되어 국제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다뤄져 왔습니다. 진짜 화폐와 동일하게 75% 면섬유와 25% 마로 제작된 용지를 사용하며, 머리카락 두께의 폴리에스터 은폐은선과 숨은 무늬까지 재현해냅니다.

미국 정부는 슈퍼노트 제조국으로 북한을 지목해왔습니다. 2005년 6자 회담에서 이 문제가 공식 제기되었고, 미국 비밀경호국은 1989년부터 2006년까지 북한에서 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5천만 달러 상당의 슈퍼노트를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각국 은행과 도박장의 감시카메라에는 슈퍼노트를 진짜 화폐와 바꾸는 북한 관리들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독일 일간지는 2007년 유럽과 아시아 위조지폐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슈퍼노트가 미국 정보기관의 비밀 작전용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진실이 무엇이든 슈퍼노트는 국제 범죄 조직과 정보기관이 얽힌 복잡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한국 프로파일링의 역사, 2000년대 본격 시작

'빌런즈'가 범죄 스릴러로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방식은 한국 범죄수사 역사에서 프로파일링 기법이 도입된 과정과 흥미로운 유사점을 보여줍니다. 한국에서 범죄자 프로파일링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범죄심리과는 2000년 1월부터 프로파일링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강력범죄자와의 심층면담과 성격검사를 통해 성장환경, 성격, 범행 자극 요인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미국 FBI의 행동과학부서가 1970년대부터 구축해온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었습니다.

결정적 전환점은 2004년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이었습니다.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21명을 살해한 유영철 사건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과학적 수사 기법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일깨웠습니다. 이를 계기로 경찰청은 2004년 6월부터 범죄분석요원을 채용하여 프로파일링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에는 심리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16명의 전문 인력을 범죄분석관으로 특별 채용해 과학수사과 범죄분석팀에 배치했습니다. 이들은 강력사건 분석을 통해 유력한 범인상을 도출하고 수사관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프로파일링으로 해결된 주요 연쇄살인 사건

한국 범죄수사 역사에서 프로파일링이 결정적 역할을 한 사건들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정남규 연쇄살인 사건입니다.

정남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힌 연쇄살인범입니다. 그가 처음 검거되었을 때는 단순 강도상해범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만약 여기서 수사가 끝났다면 몇 년 후 출소해 다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몇 년간 정남규를 추적하며 추궁한 끝에 연쇄살인의 진상을 밝혀냈습니다. 권일용은 야산에서 운동화 끈에 손이 묶여 성추행당했다는 피해자 진술에서 힌트를 얻어, 동일한 수법으로 살해된 부천 소년 살해 사건에 대해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이는 프로파일링 기법의 승리로 평가받는 사례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사례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재수사입니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살해된 이 사건은 한국 범죄수사 역사상 가장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었지만 해결되지 못한 미제 사건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연쇄살인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고, 과학적 수사 기법도 부재했습니다.

2019년 DNA 분석 기술 발전으로 범인 이춘재가 특정되었을 때, 경찰은 전국에서 선정한 베테랑 프로파일러 9명을 투입했습니다. 강호순 사건에서 큰 공헌을 세운 공은경 경위, 정남규 사건의 권일용 프로파일러 등이 10차례 조사를 실시하며 심리적 방어를 허물고 자백을 이끌어냈습니다.

한국 연쇄살인 사건의 특징과 변화

표창원 경찰대학 교수가 저서 '한국의 연쇄살인'에서 정리한 바에 따르면, 한국 연쇄살인범들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보입니다. 열등감, 이성에 대한 지배욕, 극심한 박탈감, 나르시시즘 등이 관찰되며, 어린 시절 학대나 방임 경험이 많았습니다.

1986년 화성 연쇄살인, 1994년 지존파 사건, 2004년 유영철 사건, 2009년 강호순 사건 등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주요 연쇄살인 사건들은 모두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범인들은 경제적 박탈감과 사회적 소외감을 폭력으로 해소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강호순 사건 이후 2010년대 들어 연쇄살인 사건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이유를 제시합니다. CCTV와 블랙박스의 광범위한 보급, 과학수사 기법 발전, 프로파일링 시스템 구축, 초동 수사 체계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연쇄살인으로 발전하기 전 초기 범죄 단계에서 검거되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드라마와 현실의 교차점, 범죄 심리 분석의 중요성

'빌런즈'에서 유지태가 연기한 완벽한 범죄 설계자 '제이'는 승률 100%를 자랑하며 5년 전 카지노 위조지폐 사건을 성공시킨 인물로 그려집니다. 드라마는 이 캐릭터를 통해 범죄자의 심리와 치밀한 계획 과정을 보여줍니다.

실제 프로파일링도 유사한 접근을 합니다. 범죄자의 성장 배경, 심리 상태, 범행 동기와 수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범인상을 도출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강력범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범죄 행동과 심리를 연구하며, 법최면검사를 실시해 피해자와 목격자의 기억을 회상시키기도 합니다.

프로파일링이 유용한 범죄 유형은 연쇄성폭행, 연쇄살인, 연쇄강도, 연쇌방화 등 이상심리에 기한 가학적 범죄들입니다. 드라마 '빌런즈'에서 다루는 위조지폐 범죄는 금융범죄 영역이지만, 범죄 설계자의 심리 분석이라는 측면에서는 프로파일링 기법이 활용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한국 범죄 드라마가 보여주는 현실 반영

'빌런즈'는 단순한 오락물을 넘어 한국 범죄수사 시스템의 발전상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드라마 속 국정원 요원이 5년 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집요하게 추적하는 모습은 실제 프로파일러들이 미제 사건을 재조명하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2000년대 이전 한국 범죄수사는 주로 탐문수사와 자백에 의존했습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당시 205만 명의 경찰이 투입되고 2만 1천여 명의 용의자가 조사받았지만 범인을 잡지 못한 것은 과학적 수사 기법의 부재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DNA 분석, CCTV 추적, 디지털 포렌식, 프로파일링 등 다양한 과학수사 기법이 활용됩니다.

드라마 '빌런즈'가 초정밀 위조지폐라는 소재를 선택한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현금 거래가 줄어들면서 위조지폐 범죄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제작진은 "화폐 거래가 카드나 온라인 결제로 변화하는 현실에서 위조지폐를 둘러싼 범죄 이야기가 사라지기 전에 케이퍼 장르물로 완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빌런즈'는 실제 사건을 직접 재현한 작품은 아니지만, 슈퍼노트라는 실존 범죄 현상을 소재로 활용했습니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치밀한 범죄 계획과 심리전은 한국 범죄수사 역사에서 프로파일링 기법이 발전해온 과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본격 도입된 프로파일링은 정남규, 강호순 등 연쇄살인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2019년 화성 연쇄살인 사건 재수사에서도 핵심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과학수사 기법의 발전으로 한국에서는 2010년대 이후 연쇄살인 사건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빌런즈'는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를 통해 한국 범죄수사 시스템의 발전과 범죄 심리 분석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여러분은 범죄 드라마를 시청할 때 실제 범죄수사 기법과 비교하며 감상하시나요?